“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떠난 영국 유학 시절, 그곳의 아이들이 박물관(미술관)에서그림을 보고 자유롭게 노는 모습이 무척 신선했어요. 미술을 20년 넘게 공부한 저도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거죠.”
영국의 ‘뮤지엄 아트 교육’을 우리나라 미술 교육에 접목한 플래뮤 아트센터. 전국에 70여 곳이 있고 2017년에 미국 얼바인, 2019년 캐나다 토론토에도 진출한 플래뮤아트센터 김지영 원장님에게 미술교육의 ‘바른 길’을 들어봤습니다.
#미술 교육은 제대로 보는 데서 시작
제대로 보지 않으면 사고의 폭과 깊이는 그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요. 먼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여행을 가면 우리는 핸드폰을 꺼내 셀카를 찍거나 추억 한 장을 남기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씁니다. 하지만 사진 찍기보다 더 중요한 일은 먼저 눈으로 대상을 오롯이 감상하는 것입니다.”
미술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 그리는 스킬을 익히거나 표현에 집중하기에 앞서 제대로 감상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하늘은 무슨 색일까요?
“만약 아이들에게 ‘하늘은 무슨 색일까?’ 물어보면 하늘색이라고 답하는데 이 또한 고정관념입니다. 사실 하늘의 색깔은 시시각각 변하고 날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요.”
대상을 제대로 보는 연습이 그것을 표현하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지영 원장님. 미술 교육의 시작은 제대로 보는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왜
천장에 그림을 그렸을까?
플래뮤는 우리가 명작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화가의 삶, 그림 속 요소 등을 자연스럽게 들려줍니다.
“예를 들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여주고 나서 ‘이 사람은 왜 천장에 그림을 그렸을까?’ 묻는 거죠. 그러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넓은 벽에 그림을 그려보는 겁니다.”
아이들은 감상과 표현 과정에서 자유롭게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확장할 수 있습니다.
플래뮤의 커리큘럼은 연령대별(3~4세, 4~6세, 6~7세, 8~9세, 10세 이상)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감상과 표현을 체계적으로 경험하도록 짜여 있습니다.
#미술은 다른 학문과 연계할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
“미술은 홀로 존재하는 분야가 아니에요. 그림 속에는 역사, 과학, 문학, 신화, 경제와 맥락지을 수 있는 요소들이 참 많아요. 그걸 스토리텔링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내다 보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지요.”
글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이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오히려 그림이 최고의 학습 소재가 됩니다.
최근에는 그림을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자유롭게 나누고, 붙이고, 움직이게 하는 코딩 교육에 접목했는데 아이들 반응이 좋답니다. 이것이 바로 그림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융합교육’입니다.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미술교육의 목표?미술 교육은 표현하는 일보다 먼저 보는 행위(감상)에서 시작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스킬이 미술교육의 목표가 아니랍니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더 넓고 깊이 이해하며 생각하는 법을 익힐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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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H